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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글립 vol.18 2021년 12월호] 지구온난화의 주범, 이산화탄소의 탈바꿈

이산화탄소의 전기화학적 환원


이산화탄소는 불을 사용할 때, 자동차를 탈 때는 물론이고 숨을 쉴 때도 생성되는, 우리 생활과 매우 밀접한 기체입니다. 하지만 이들은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주원인으로 지적됩니다. 2021년 8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IPCC)에서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인간의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지구 온도 상승 폭은 선형 비례 관계를 보입니다. 이는 우리가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할수록 지구온난화가 더욱 심각해짐을 의미합니다.[1]



그림 1.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지구 기온의 선형적 관계를 보여주는 그래프.[1]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의 정부들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축하고 탄소를 포집해 광물과 해양 등에 저장하는 탄소 포집 및 저장(Carbon capture and storage, CCS) 기술 개발에 투자하는 등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상승을 억제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편, 현실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을지, 탄소 저장 행위가 환경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2], [3], [4]

그리하여 탄소 포집 및 활용(Carbon capture and utilization, CCU) 기술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CCU 기술은 흡착제, 다공성 물질 등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포집한 후 이를 유용한 물질로 변환하는 기술입니다. 이 방법은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할 수 있고 탄소를 재생할 수 있기에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전환 방법은 크게 생명체 내의 메커니즘을 활용하는 생화학적 방법, 빛을 통해 다른 물질로 전환하는 광화학적 방법, 그리고 전기를 가해주어 반응을 유도하는 전기화학적 방법으로 나뉩니다. 이 중 전기화학적 방법은 반응 조건을 다르게 함으로써 다양한 물질을 생산할 수 있고, 장치가 주위의 영향을 적게 받는다는 등의 장점이 있어 이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4] 따라서, 본 글에서는 전기화학적인 이산화탄소 변환에 대해 다루고자 합니다.

이산화탄소의 전기화학적 환원(CO2 reduction reaction, CO2RR)은 전기화학 전지(cell)에서 일어납니다. 전지는 크게 두 전극과 이들 사이에서 이온을 이동시켜주는 이온 교환 막(Ion exchange membrane), 그리고 주위 전해질과 전극을 연결해주는 도선으로 구성됩니다. 이러한 구성 요소들을 어떻게 배치했는지에 따라 H-셀(H-cell), 플로우 셀(Flow cell), 막전극접합체(Membrane electrode assembly) 등으로 구분됩니다.[5] 외부에서 전압을 가해주면 도선을 따라 전자가 이동하게 되는데, 전극에서 이산화탄소가 전자를 받는 환원 반응이 일어나면서 다른 분자로 변화합니다. 이산화탄소 속 탄소 원자는 전자를 많이 잃어버린 상태이기 때문에 환원 반응을 통해 유용한 물질로 전환될 수 있습니다.

그림 2. 전기화학 셀 개요도 그림 3. 여러 형태의 전기화학 셀. 각각 H-셀(a), 플로우 셀(b), 막전극접합체(c)[5]


이산화탄소의 전기화학 반응을 통해 탄화수소(메테인, 에텐 등), 공업적으로 활용되는 알코올(메탄올, 에탄올 등), 또는 여러 물질의 원료가 되는 일산화탄소부록 등 다양한 물질을 합성할 수 있습니다. 각 물질이 어느 정도 생산되는지는 사용하는 촉매, 압력과 온도, 가해주는 전압, 전해질의 조성 및 전극과 셀의 형태 등 여러 요인에 의해 결정됩니다.

그림 4. 이산화탄소 환원 반응으로 얻을 수 있는 화합물의 예시와 관련된 반응 메커니즘.

사용하는 촉매와 반응 환경에 따라 다른 경로로 반응이 진행됩니다.[6], [21]


이 중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요인은 반응에 사용되는 촉매입니다. 이산화탄소는 탄소 화합물이 가진 에너지를 모두 사용하고 생성된 부산물이기에 다시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많은 양의 에너지를 직접 가해주는 것은 비효율적이므로 일반적인 이산화탄소의 전기화학적 환원 반응에서는 촉매를 이용하여 에너지 장벽을 낮춤으로써 더 많은 생성물을 빠르게 얻을 수 있게 합니다. 촉매의 종류에 따라 생성물이 달라지며 에너지의 효율성, 성능의 안정성 등 주요한 요인들이 촉매의 영향을 받기에 촉매 개발에 관해 여러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4]

개발된 여러 촉매 중 가장 활발히 활용되는 물질은 전이금속입니다. 전이금속이란 주기율표에서 3족부터 12족의 금속 원소를 의미하며 이들은 이산화탄소를 환원시킬 촉매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전이금속을 포함한 화합물을 이산화탄소와 함께 반응시키면 d-오비탈의 전자들이 분자에 결합해 이산화탄소를 활성화하고, 다양한 화합물로 변환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시로 이산화탄소를 일산화탄소로 바꾸는 금과 폼산으로 바꾸는 납이 있습니다. 이들은 어떠한 형태인지(Ex: 벌크 상태, 나노 입자의 모양), 후처리를 어떤 방식으로 진행했는지(Ex: 외부에 다른 화합물을 코팅), 또는 어떤 반응 환경을 유도했는지(Ex: 두 가지 이상의 금속을 혼합한 합금, 핵-껍질 구조)에 따라 다른 성질을 가집니다. 이러한 요인을 다르게 함으로써 반응 중간체의 선택성과 안정성을 조절해 얻고자 하는 생성물을 합성할 수 있으며 좋은 성능의 촉매를 경제적으로 생산할 수도 있습니다.[4], [7]

그림 5. 주기율표 상에서의 전이금속[8]


그림 6. 다양한 형태의 금속 나노 촉매. 다른 색의 점들은 서로 다른 금속을 의미합니다.[9]


다만, 위의 방식으로 전이금속을 사용하면 수많은 금속 원자가 뭉쳐져 있고 이들이 서로 영향을 주기에 촉매의 성질을 예측하기도, 디자인한 바를 구현하기도 힘듭니다. 따라서 금속을 원자 단위로 활용하고자 하는 노력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중 가장 진척을 보이는 분야는 금속-리간드 착화합물 촉매입니다. 리간드란 중심 원자(주로 금속)에 결합하고 있는 분자와 이온을 의미합니다. 금속 원자가 단독으로 하나하나 흩어져 있는 상태는 매우 불안정한데, 이때 다른 유기 분자가 둘러싸 결합하면 금속 원자를 안정화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유기 분자를 리간드라고 합니다. 리간드는 보통 중심 원자(주로 금속)에 결합하고 있는 분자와 이온 등을 의미합니다. 그림 7의 예시와 같이, 착화합물 촉매는 실제 반응을 일으키는 중심 금속과 이들을 둘러싸 안정적으로 유지해주는 유기 분자로 구성됩니다. 촉매의 성질은 우리가 어떠한 금속을 가운데에 넣어주는지, 주위 리간드는 어떤 형태를 가지는지 등에 따라 결정됩니다.

그림 7. 착화합물 촉매의 예시. 왼쪽부터 포피린(porphyrin) 기반 촉매와 프탈로시아닌(phthalocyanine) 기반 촉매. 가운데에 금속 원자(Me)가 결합되어 있습니다.[12]


더 나아가, 최근에는 금속 원자들의 성질을 더욱 부각하기 위해 금속 원자를 고체 지지체에 흩뿌리는 방식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원자를 고체 지지체에 뿌려 원자 상태를 유지하며 기능을 하는 촉매를 단원자 촉매(Single-atom catalyst)가 활발히 연구되고 있습니다. 지지체로는 금속, 금속 산화물, 그리고 그래핀이나 탄소 나노튜브와 같은 탄소 물질이 주로 활용됩니다.[10] 단원자 촉매에서는 금속 원자들이 이러한 지지체 위에 결합함으로써 단일 원자 상태로 존재하며 반응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어떤 금속과 지지체를 사용했는지, 반응 자리의 밀도, 촉매 내의 반응 환경 등 여러 가지 요인이 반응성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 유형의 촉매는 성질 조절에 용이 하다는 금속-리간드 착화합물 촉매의 강점과 금속 원자 주위의 전기전도성이 좋다는 장점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 최근 활발히 연구되고 있습니다.[11]

그림 8. 다양한 형태의 단원자 촉매. 노란색 구가 금속 원자이며 이들이 지지체에

결합되어 있습니다. 반응은 주로 금속 원자에서 일어납니다.[13]


정리하자면, 이산화탄소는 전기화학적 반응의 온도, 전압, 전지 형태 등의 조건에 따라 다른 화합물로 변화합니다. 여러 조건 중 촉매는 생성물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입니다. 촉매는 전이금속 기반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금속, 나노 입자, 착화합물, 단원자 촉매 등의 형태로 활용됩니다. 우리는 이러한 조건들을 조절해 연료, 소재 등 다양한 탄소 화합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산화탄소의 전기화학적 환원은 정부 선정 “2050 탄소중립 사회를 만들어갈 10대 핵심기술” 중 탄소 포집, 활용 및 저장 부문의 한 축을 차지할 정도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14] 하지만, 촉매의 전반적인 성능이 실용화하기에는 아직 부족하다는 점, 전극과 촉매 등을 효율적으로 대량 생산해 반응기를 구성하기 힘들다는 점, 그리고 관련 기술과 전기화학 반응에 대해 이론적 이해가 미진하다는 점이 한계로 꼽히고 있습니다.[4], [15], [16]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기술은 이산화탄소 증가를 억제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친환경적이면서도 지속 가능한 방법이기에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탄소 재활용 기술이 꾸준히 발전하여 인류를 위협하는 기후 변화를 해결할 열쇠가 되기를 기대해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부록

일산화탄소는 화학 반응의 환원제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환원제란 자신은 산화되면서 다른 물질을 환원시키는 물질을 의미합니다. 일산화탄소는 금속 산화물의 환원 반응, 환원적 아민화(Reductive amination) 등 다양한 반응에서 환원제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특히, 유기화학 반응에서 일산화탄소는 선택적이고 경제적인 촉매로 활발히 연구되고 있습니다.[17], [18] 또한, 이들은 일상생활에 사용되는 탄화수소의 전구체로도 사용될 수 있습니다. 일산화탄소를 수소 등과 적절히 혼합한 합성가스(Syngas)를 통해 알코올, 알데하이드, 액체 탄화수소 등의 유용한 원료를 생산할 수 있으며 관련된 공장들이 수십 년 전부터 운영되고 있을 정도로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4], [19]

그림 S1. 합성 가스의 활용 개요도. 다양한 물질을 합성할 때 사용될 수 있습니다.

(* 수소/일산화탄소 비율)[20]

 

References

[1] IPCC, 2021: Climate Change 2021: The Physical Science Basis. Contribution of Working Group I to the Sixth Assessment Report of the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Masson-Delmotte, V., P. Zhai, A. Pirani, S. L. Connors, C. Péan, S. Berger, N. Caud, Y. Chen, L. Goldfarb, M. I. Gomis, M. Huang, K. Leitzell, E. Lonnoy, J. B. R. Matthews, T. K. Maycock, T. Waterfield, O. Yelekçi, R. Yu and B. Zhou (eds.)]. Cambridge University Press. In Press.

[2] 김민제, 〈”탄소 감축만이 살길”…기후변화 대응에 분주한 세계 각국〉, 《한겨례》, 2021. 08. 10., 〈https://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1007068.html〉, 2021. 08. 25.

[3] 채제용, 〈[이슈 IN] 탄소중립 열쇠로 주목받는 ‘CCUS’〉, 《이투뉴스》, 2021. 08. 02., 〈https://www.e2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34952〉, 2021. 08. 25.

[4] 최인수, 금속 촉매 이용 전기화학적 CO2 변환을 통한 연료 생산, News & Information for Chemical Engineers, 2016, 34(1), 37-44

[5] D. Gao et al., Designing Electrolyzers for Electrocatalytic CO2 Reduction, Acta Phys. –Chim. Sin., 2021, 37, 2009021

[6] J. M. Spurgeon and B. Kumar, A comparative technoeconomic analysis of pathways for commercial electrochemical CO2 reduction to liquid products, Energy & Environmental Science, 2018, 11(6), 1536-1551

[7] D. L. T. Nguyen et al., Progress in development of electrocatlayst for CO2 conversion to selective CO production, Carbon Energy, 2020, 2, 72-98

[8] online.seterra.com/ko-an/vgp/3821

[9] B. T. Sneed et al., Building up strain in colloidal metal nanoparticle catalysts, Nanoscale, 2015, 7, 12248-12265

[10] N. Cheng et al., Single-Atom Catalysts: From Design to Application, Electrochemical Energy Reviews, 2019, 2, 539-573

[11] M. N. Jackson et al., Strong Electronic Coupling of Molecular Sites to Graphitic Electrodes

via Pyrazine Conjugation, J. Am. Chem. Soc. 2018, 140, 1004−1010

[12] R. Celiešiūtė et al., Electrochromic Sensors Based on Conducting Polymers, Metal Oxides, and Coordination Complexes, Critical Reviews in Analytical Chemistry, 2019, 49(3), 195-208

[13] X.-F. Yang et al., Single-atom catalysts: a new frontier in heterogeneous catalysis, Acc. Chem. Res., 2013, 46(8), 1740–1748

[14]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50 탄소중립 사회를 만들어갈 10대 핵심기술〉, 《대한민국정책브리핑》, 2021. 04. 08., 〈https://www.korea.kr/news/policyNewsView.do?newsId=148886016〉, 2021. 08. 26.

[15] 김병수, 전기화학적 이산화탄소 환원 기술의 현황과 과제 (전문가 보고서), Kosen Expert Insight

[16] 관계부처 합동, 이산화탄소포집・활용(CCU) 기술혁신 로드맵(안) , 2021.06.15.

[17] A. A. Tsygankov et al., Carbon monoxide as a selective reducing agent in organic chemistry, Mendeleev Communications, 2018, 28(2), 113-122

[18] K. Mondal et al., Reduction of iron oxide in carbon monoxide atmosphere—reaction controlled kinetics, Fuel Processing Technology, 2004, 86(1), 33-47

[19] D. L. S. Nieskens et al., Production of Light Hydrocarbons from Syngas Using a Hybrid Catalyst, Ind. Eng. Chem. Res. 2017, 56(10), 2722–2732

[20] S. Hernández et al., Syngas production from electrochemical reduction of CO2: current status and prospective implementation, Green Chemistry, 2017, 19(10), 2326-2346


Written by GLEAP 10기 장현성
Edited by GLEAP 학술팀·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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